[조봉현의 스타트업 경제] 치솟는 물가, 비상한 기업 대책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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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봉현 IBK부행장 겸 경제연구소장


조봉현 IBK 부행장 겸 경제연구소장

[공감신문] 조봉현 칼럼리스트 = 전 세계적으로 물가가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미국이 8.3%를 기록하며 전월에 비해 0.2%p 하락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유로존은 7.4%로 출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공급 제약과 코로나19 방역 조치 완화에 따른 글로벌 수요 증가로 WTI 기준 100달러 대로 급등했다.

물가 급등의 주요 원인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에너지, 금속, 곡물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동반 상승하고,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정책에 따른 공급망 차질 등에 따른 것이다. 인도네시아(석탄, 팜유), 인도(밀), 이집트(밀, 콩 등) 등도 자국 경제 보호를 위해 원자재 및 곡물 수출을 통제하며 물가 상승 위험이 가중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껑충 뛴 물가도 심상치 않다.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4.8%로 크게 상승했다. 3월 4.1%에 이어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도 2%대 후반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석유류 가격의 상승, 공업제품 및 개인서비스 가격의 오름세 확대를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앞으로도 물가 하방 요인보다 상방 요인이 더 크므로 물가는 더 오른다고 봐야 한다. 조만간 발표될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근 14년 만에 5%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 물가 상승률이 천정부지로 오르면 그 경제적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때문에 한국은행 금통위는 14년 9개월 만에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올렸다.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기업들이 받는 충격은 점차 커지고 있다. 업종별 영향을 보면, 생산원가 중 원자재가 차지하는 비중 등에 따라 업종별로 차이가 뚜렷하지만, 조선, 건설은 생산원가 상승을 판매가격 인상으로 전가하기 쉽지 않고, 항공도 유류비의 비중(원가의 20~30%)이 커 기업경영에 부정적 영향이 크다.

IBK경제연구소 자료에 의하면, 유가 상승 시 생산이 감소하는 제조업은 인쇄, 가구, 통신기계, 정밀기기, 섬유제품 등이다.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식품(69.2%), 목재(62.6%), 고무·플라스틱(62.2%), 가구(62.1%), 금속(58.9%), 자동차부품(56.9%)이 생산원가 중 원자재 비중이 크고 가격 전가는 어려운 것으로 파악되어 물가 급등이 주는 충격은 훨씬 크다.

문제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기업들의 파장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중소기업은 물가 급등, 중국경제 위축 등으로 매출이 줄어든 가운데 금리 인상으로 금융비용 부담마저 가중되고 있다. 이는 수익성 저하로 이어지며 기업경영을 급격히 위축시킬 수 있다.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인 기업 생태계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 경제가 당면한 최우선 과제는 물가에 방점을 찍고 국민 삶을 안정시키며 기업의 불확실성을 완화하는 것이다. 다행히 신정부는 물가와 민생에 대한 종합대책을 곧 발표할 예정이다. 물가 다잡기와 당장 실행할 수 있는 국민 생활 안정 과제가 망라될 것으로 예견된다. 가뜩이나 높은 물가에 빚으로 근근이 버티는 취약 계층 및 소상공인과 혁신성장의 주체인 중소기업이 인플레이션으로 무너지지 않도록 현장 중심의 세심한 정책도 담기기를 바란다.

복합적이고 동시 다발적인 경제 혼란에 쉽게 흔들릴 수 있는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은 물가 급등이 경영 위기로 번질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제품가격 인상 요인을 최대한 자체 흡수하고 수급망을 다변화하는 등 기업경영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위기에 강한 DNA를 갖고 있다. 모든 경제주체들이 협력해 합리적인 해법을 찾고 슬기롭게 헤쳐 나가면, 위기 극복을 넘어 새로운 도약기회를 창출하는 역동적 경제 시대가 활짝 열릴 것이다.


출처 : 공감신문(https://www.go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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